체신부에서는 금년에 우리 겨레의 미의식(美意識)과 정감(情感)이 표현된 민중의 생활미술인 민화(民畵: 대부분이 작자 미상임)를 우표로 발행함으로써, 예로부터 내려오는 우리 국민의 생활가정을 미학적(美學的) 측면에서 파악함과 동시에 민족의 문화 및 예술적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자 많은 민화 중에서 9종을 선정 5회에 걸쳐 발행하기로 하고 제3집으로 다음 2종을 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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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 1. 토구도(兎臼圖)
br 달 밝은 밤에 토끼 한 쌍이 계수나무 아래에서 절구를 찧는다. 토구도에 그려진 이 정경은 어릴 적에 할머니에게서 들었던 동화와 동요에 나오는 달, 계수나무, 토끼들의 세계를 연상케 하며 우리들의 마음에 잠재해 있는 의식을 소박하게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br 이로 미루어 보아 우리의 조상은 평화롭고 목가적인 정취를 즐겼으며, 이는 기계문명이 발달할수록 더욱 그리워지는 우리들의 마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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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 2. 운룡도(雲龍圖)
br 호랑이 못지않게 한국인의 생활에 밀접하게 관계된 짐승은 용(龍)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궁중의 물건에서부터 서민 생활의 일용기구에 이르기까지 용의 모습 또는 그림을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용의 조화(造化)가 하늘의 뜻을 시행하는 힘으로 믿었던 사상에 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즉, 구름 속에서 비바람을 일으키고 산속에서 물줄기를 움직이는 힘이 바로 용이라 보았던 것이다.
br 용은 상상의 동물이기 때문에 왕의 무한한 권위를 상징하는데 자주 인용되어 왔다.